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인 요즘, 평가자 위주의 독특한 글쓰기 형태인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자소서는 구술면접과 더불어 지원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고 제출서류 중 유일하게 본인이 작성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

하지만 자기를 ‘PR’ 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글쓰기인 것이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누군가는 이들의 항로를 찾아줄 길라잡이가 돼줘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무모하지만 ‘최승후 쌤의 자기소개서 전략집, 자기야’를 기획하고 집필했습니다.

저는 진학 활동의 대부분을 논술, 자기소개서, 신문 기고 등 글쓰기 관련 일을 해왔지만 자소서 책을 집필하는 작업은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소서 강의를 찾아 다녀보고 시중에 나와 있는 자소서 책들을 사서 읽어봤지만, 갈증을 해소할 수 없었습니다. 수험생마다 상황과 경험이 다른데 마치 합격 자소서의 공식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에 공감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소서 열풍의 시대에 제대로 된 책이 적다는 사실도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자소서 자료를 모으고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한겨레 신문에 ‘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을 연재하면서 공부했던 글쓰기 책들도 다시 챙겨 보았습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에서 전국적인 활동을 하다 보니, 학교 현장에서 자소서를 가르치고 첨삭하시는 선생님들의 다양한 의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집필 준비를 시작한 3년 전부터는 자기소개서반 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자소서를 읽고 평가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수시모집을 앞두고는 각자의 자소서를 발표했습니다. 우리는 학생부와 자소서를 대조해 가면서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지적 희열을 맛볼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이 수업을 통해서 나온 결과물입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가 자소서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초심자도 이른 시일 안에 자소서 글쓰기의 맥(脈)을 잡는 이론적 성격을 띤다면, 2부에서는 자소서를 실제로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학교활동과 연계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과 아이디어들이 여기에 대부분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3부는 대입 수시·정시모집 자소서 공통문항과 대학별 자율문항 항목별 글쓰기 전략으로 집필했습니다. 물론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 자소서의 ‘인성 영역’과 ‘자기주도학습 영역(꿈과 끼 영역)’도 네 가지 항목별 글쓰기에 그 내용이 모두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4부는 자소서 작성 시 유의하거나 참고해야 할 내용을 모았습니다. 부록에는 자소서 작성에 필요한 양식을 실었습니다.

평가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자소서는 화려한 기교의 글이 아니라 ‘열정이 묻어나는 진정성 있는 글’입니다. 장자(莊子)에 ‘득어망전’(得魚忘筌,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는다)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옵니다. 이는 진리에 도달하게 되면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쓴 모든 수단을 잊어버린다는 뜻입니다. 자소서 글쓰기의 궤도에 올랐다면 통발은 잊어버려도 좋습니다.

교수와 입학사정관은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는 매력적이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자소서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 학생을 면접을 통해서 꼭 확인합니다. 이 때문에 자소서는 활동과 경력을 단순 나열한 ‘이력서(Resume)’보다는 전공에 대한 열정과 자신만의 강점이 묻어나는 ‘커버레터(Cover letter)’가 되어야 합니다.

이 책은 고입과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과 입사 시험을 앞둔 취업준비생에게 필요한 자소서의 모든 내용을 아울렀습니다. 풍부한 합격 사례는 정보의 바다에서 항로를 찾아줄 내비게이터가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아무쪼록 이 책이 자소서를 바르게 이해하고, 글쓰기를 공부하는데 꼭 필요한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되기를 희망합니다.